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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에서 2021년 방송했던 드라마 빈센조는 이탈리아 마피아 법률 자문이며 '까사노 패밀리'의 콘실리에리였던 빈센조(송중기)가 조직의 배신으로 모국을 찾아 무소불위의 재벌과 맞서 싸우며 정의로움을 무장해 악당들을 물리친다는 액션과 코미디가 적절히 가미된 흥미진진한 드라마다.
법무법인 지푸라기 3인방
빈센조 드라마의 배경은 금괴가 숨어있는 '금가플라자'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빈센조는 깔끔하게 일을 처리하는 복수주의자로 뛰어난 무술실력도 가지고 있으며 냉혈한 전략가이다. 금괴를 찾으러 '금가플라자'에 왔으나 건물 세입자들과의 문제가 발생하고 이를 관리하는 법무 대리인 '법무법인 지푸라기'와 관계가 형성되면서 악당들과 싸워나가게 된다. 송중기의 분노에 가득 찬 악당과의 결투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통쾌한 액션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킨다.
베테랑 독종 변호사 홍차영(전여빈)은 오직 성공과 목표만을 향해 전진하며 정의에는 관심이 없었으나, 빈센조의 출현과 인권 변호사였던 아버지의 죽음으로 뒤를 이어 '법무법인 지푸라기'의 대표가 된다. 정의로운 악당을 자처하며 빈센조와 원팀으로 재벌 악당을 물리치고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사람냄새 나는 변호사로 성장한다. 빈센조와 싹트는 감정을 과하지 않고 사랑스럽게 표현하는 전여빈의 연기가 좋았다.
지푸라기 사무장 남주성(윤병희)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였다. 드라마의 웃음 포인트를 책임지며 망가지는 생활 연기를 통해 자칫 어둡고 무거운 극 분위기를 충분히 반전시키는 매력을 드러냈다. 늘 패배감에 무력한 삶을 살아가지만 탁월한 손재주가 있는 '금손' 실력을 발휘하며 빈센조·홍차영과 함께 악당을 물리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우게 된다.
악당들의 이야기
빈센조 드라마의 악당들이 활동하는 무대는 바벨그룹과 법무법인 '우상'이다. 비리투성이인 바벨그룹의 악행을 '우상'이 덮어주고 권력과 손잡고 조폭을 동원하여 살인교사도 실행에 옮기는 비열한 엘리트 변호사들의 소굴이라고 할 수 있다. 우상의 대표 한승혁(조한철)은 비리기업 바벨그룹의 스폰을 받으며 힘을 쓰는 듯 했으나 주도권을 선배 변호사 최명희(김여진)에게 빼앗기고 배신을 거듭하며 잔꾀를 부리다 결국 괴한에게 살해당하게 된다. 조한철은 비열하고 저급하게 아부하는 능청스러운 명품 연기로 한승혁을 실감 나게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바벨그룹의 회장 장한석(옥택연)은 극 초반 정체를 숨기고 우상에서 순수한 인턴 변호사로 일하다가 실체가 드러나자 본격적으로 거대 악을 실천하는 악당이다. 빈센조의 등장으로 인해 자신의 뜻대로 악을 시연하지 못하게 되자 더욱 발악을 하다 결국 관통형으로 처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옥택연은 선과 악을 넘나드는 연기를 무리 없이 소화하며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최고의 악당 최명희(김여진)는 특수부 에이스 검사 출신으로 겉모습은 소박한 사투리를 쓰며 줌바댄스를 즐기는 중년 아줌마이지만, 목표를 향해 직진하는 잔인하고 끔찍한 독사라고 할 수 있다. 끊임없는 두뇌 회전을 하면서 빈센조와 대결하지만 결국 화형 당하는 벌을 받게 된다. 능수능란하게 사람을 다루어 드라마에 몰입하게 하는 베테랑 연기를 보여주었다.
금가프라자 사람들
금가프라자 건물은 주성치 영화 '쿵푸허슬'에 나오는 돼지촌을 연상하게 하는 구조로 되어 있고, 전직 레슬링과 역도 선수 출신 전당포 부부, 전직 복싱 챔피언 출신 영호분식 사장, 전직 조폭 출신 세탁소 사장, 난약사 스님들, 바이바이벌룬 허당 조폭 사장, 천하장사 출신 아르노 요리사, 보안시스템 전문가 출신 피아노 선생님, 길거리 싸움꾼 출신 고 스텝 댄스 선생님 등이 가게를 운영하며 건물에서 살기도 한다. 각자 사연들을 숨기고 살다 빈센조와 신뢰 관계가 쌓이면서 정체를 드러내고 금가 패밀리로 뭉쳐 다양한 작전에 투입되며 악당들을 물리치며 권선징악을 보여준다.
이 드라마는 거대 재벌과 대형 법무법인의 극악무도한 갑질에 정의가 이긴다는 이야기를 속시원하게 그려냈다. 사실 코믹적인 부분이나 악당들과의 대결구도는 가끔 현실과 거리감 있는 과장이 반영되었지만 대리 만족을 통한 통쾌함으로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한다.